소형 가전제품들 후기입니다.
가격이 싸서 쉽게 사고 쉽게 내다버리게 되는 물건들인데
사실 이런 물건들이 마구 팔리는 것이 제일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냉장고는 한번 사면 10년은 쓰는데 이런 물건들 수명은 거의 패스트 푸드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물건들 써보고 자기한테 맞는지 시험해보는 기간을 한달식 가지면 좋겟습니다.
그리고 아니다 싶으면 다음 사람한테 넘기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제가 꾸고 있는 꿈 몇가지 중에 하나인데
사실 그 꿈들이 하나도 현실성이 없는 거라서 ^^;;
9. 슬로우쿠커
제가 산건 아니고 백화점에서 ‘특별’사은품으로 주길래 뭐 좋은 건줄 알고 들고왔습니다.
새로 개발한 건데 특별히 백화점 사은품으로 출시하는 마케팅을 한다나 어쩐다나...
집에 들고 와서 요리보고 조리 봐도...
도대체 뭘 하라는건지 알 수가 없더군요.
제가 정말 많은 전자제품 이상한거 많이 써봤지만...
내가 안써봤어도, 나보다 더 이상한거 많이 사서 쟁이는 친구집에서 별별거 다 봤는데도
이건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이걸 무슨 생각으로,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그거 만든 사람한테 찾아가보고 물어보고 싶었던 물건입니다.
죽을 만드라는데...
이건 뭐....
후다닥 20분도 안걸릴 일을 밤새 내내...
죽 말고 대추탕을 만들어도 된다고 하길래 물에다 대추 담아서 밤새 꽂아놓고 아침에 뚜껑 열어보니 아주 푹 퍼져서 풋대죽이 되어 있더군요.
이것이 탕이여?
누가 대추죽을 먹자고 했냐고!!!!
걍 냄비에 바글바글 끓이다가 불좀 줄여서 뭉근히 한 30분 끓이면 될것을...
먼 일났다고 이걸 밤새 내내...
이것이 먼 지랄이여.. 싶더군요.
만들다 만들다 진짜 별 황당한 것을 다 만둘어 내고 자빠졌어.
속으로 욕을 욕을 퍼붓고...
써볼라고 써볼라고... 무지하게 노력을 한 3번쯤?
아 이런 횟수에는 ‘무지하게’라는 형용사인지 부사를 붙이면 안되는거지요?
암튼 결론은...
이건 천하에 쓸모가 없다.
이거 남주면 그 사람하고 웬수 지자는 얘기다.
옛날에 기사들끼리 놀다가 장갑을 턱 던지면 그건 “이놈아. 이거이 결투를 신청하는 것이여” 그랬다고 하던데
이제 21세기 한국사회에서는 슬로우쿠커가 장갑 대신이 되는거다. 라고 생각하고 버렸습니다.
그렇게 잊어버리고 몇 년 지났는데 친구가 슬로우쿠커를 질렀다고 하더군요.
자기 시누이가 이걸 너무나 잘 쓰고 있다고 추천했답니다.
헐...
그거 만든 사람하고 제 친구 시누이하고 둘이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억겁의 세월을 거쳐서 만난 그 어떤 인연도 이보다 더 맞춤일 수는 없는데..
정말 그들이 이 생에서 서로를 모르고 지나간다는건 너무나 가슴아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 시누이가 결혼을 했던 관계로 인하여 그들의 엇갈린 인연에 관한 슬픈 사연은 저만 아는 비밀로 남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 슬로우쿠커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제가 처음 그걸 받았을 때보다 기능도 더 넣고 문제점도 보완하고 용량도 좀 키우고 몇가지 발전도 있었겠지만,
어떤 물건을 100명에게 팔면 99명이 내다버려도 단 한명이라도 잘 쓰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고
그 사람이 그것의 원래 용도나 가치보다 더 많은 쓰임새를 개발해내고 더 다양하게 쓸거리를 만들어서
결국 그 물건이 참으로 유용한 물건이 되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사게 되는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사실 슬로우 쿠커 자체가 다른 분에게는 유용했을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너무 황당한 물건이어서 저렇게까지 상상을 했었습니다.
슬로우쿠커 만드신 분 관계자는 여기 안계시겠지요?
저 테러당하는거 아닙니까?
걍 그렇다구요..
유머를 다큐로 받으시면 지는 겁니다.
설마 고소하시지는 않으실거죠?;;
10. 약탕기
아.. 이거 제가 샀습니다. ㅜㅜ;;
미쳤었습니다.
만들어져서 나오는 진공밀봉 팩이 천지에 널린 세상에 무슨 짓을 한건지.
이거야말로 진짜 라이타불 팍팍켜는 세상에 나뭇가지 비벼서 불을 피우겠다는 것보다 더 황당한 생각이었습니다.
한약을 집에서 다려먹이겠다는 그런 무시무시하고 천인공노할 생각은 도대체 왜 했을까요?
설령 대한민국 가정의 모든 주부가 다 해도 저는 못할게 너무나 명명백백하고 명약관하하고...
아.. 이거와 같은 사자성어 더 없습니까?
두 개로는 성이 안차는디요.
제가 이과여서 사자성어에 약합니다.
내가 아무리 내 자신을 모르고 나를 과대평가하고 미쳤었다고 하지만
내 생에 가장 미친짓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일입니다.
진짜 타임머신 개발해서 이걸 샀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너 왜그랬어?
진짜 진짜 알고 싶거든요....
사실 이건 제 잘못만은 아닙니다.
친구가 아주 용한 한의원이 있다고..
거기가서 애들 보약을 지어먹이자는겁니다.
그 한의사 선생님 말씀이....
한의원에서 지어져서 밀봉되어오는 한약에 대한 의심이 많고
국산 녹용을 쓴다는걸 어머님들이 직접 보시고 확인을 하셔야 마음을 놓기 때문에
본인은 한약을 직접 어머님들에게 약재로 전달을 한다는 겁니다.
요즘 한약 다리는 약탕기가 아주 잘 나와서 아주 간단하게 다려먹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아주 간단하게’...
간단하다잖아요.
그것도 ‘아주’ 간단하대요.
한약도 오고 기계도 왔습니다.
사극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 종이에 한첩씩 잘 싸여진 한약을 약탕기에 넣고 물을 넣으라는 만큼 넣은 다음에 코드를 꽂아 놓으면 되는 겁니다.
참 쉽죠 잉?
거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한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 아주 간단'하더군요.
근데 그걸 짜야했습니다.
사극에 나오는 것처럼요!!!!!!!
그걸 짜려면 짜는 천 쪼가리가 있을거 아닙니까?
그걸 빨아서 널어놔야합니다.
그리고 짜고 남은 한약 찌꺼기를 채반에 널어서...
채반에 널어야합니다.!!!!
이 채반 누가 닦습니까?
그리고 다시 새로 한첩을 꺼내서 한약을 다립니다.
또 짭니다.
애들 안먹고 지랄입니다.
어제 널어놨던...
애들이 안먹고 지랄이어서 어제가 아니고 며칠 전이 되었습니다.
그 널어놨던거하고 이번에 새로나온 한약찌꺼기하고 두 개 섞어서
새거 한첩인 것처럼 다시 달입니다.
그리고 그걸 또 짜서 널어놨다가...
뭘 맨날 널어놓냐고요...
이게 녹용이 너무너무 아깝기 때문에 삼탕까지 하라고 하더군요... ㅜ.ㅜ
암튼...
그렇게 두탕째는 두 개 찌꺼기로,
삼탕째는 두탕한거 두 개 찌꺼기를 모아서 하는겁니다.
원칙은 이렇습니다.
근데 원칙이....
우리집에 오면 원칙이 아니게 됩니다.
우라지게 말도 안듣는 아그들과 시작은 창대하나 그 중간부터 이미 미약하기 짝이 없는 그 엄마가 만나서....
뭔가 이상하게 되어가기 시작합니다.
한약 찌꺼기를 한번 다린거, 두 번째 다린거 이렇게 구분해서 널어야하고...
계속 널어야합니다. ㅜ.ㅜ
근데 애들이 약을 안먹어요.
한약 찌꺼기는 쌓여요.
의사선생님은, 이건 진공포장된게 아니니까 빨리 먹으래요.... ㅜㅜ
애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이틀만에 먹어야 할 한약을 일주일이 넘게 아껴서 아껴서 먹고 자빠졌어요.
그러니 말려놓은, 아니 마르고 있는 그 한약 찌꺼기는 하염없이 널어져 있어요.
이것이 한번 다린건지 두 번째 다린건지 헷갈리기 시작해요
나중에는 이것이 이것 같고 저것이 저것 같아요.
창밖에는 비가와요.
이 아수라장에서 그 엄마는 머리까지 나빠요.
널어놓은 한약 잊어버리고 자꾸자꾸 새거 다리고 자빠졌어요.
그놈의 한약 찌꺼기를 널려고 채반을 찾았더니 채반이 없어요.
집안에 바구니라고 생긴건 씨가 말랐어요.
온 바구니마다 한약이 널어져있어요.
게다가 저건 머여.
한약에 곰팡이 꽃이 활짝 피었어요.
아...
지금까지 써본 전자제품 중에 가장 악몽의 기억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새거 한번 다려서 먹이고 찌꺼기 과감하게 버리고
그래도 남은 한약은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일년쯤 지나서 냉동실 정리할 때 이게 뭐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진짜 모르는척 슬며시 버렸습니다.
아..
그게 한첩 값이 얼마였는데....
그저 눈물만 흐를뿐입니다.
이건 어디서 언제 없어졌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ㅜㅜ;;
11. 두유제조기
한참 육식이나 유제품에 관해 책을 읽고 있을 때였습니다.
젖소들이 살아가는 그 슬픈 환경과 거기서 나오는 우유의 처절한 현실을 읽고
갑자기 벌떡 일어나 결심했습니다.
그래. 이제 우리집에서 유제품은 끝이야.
그리고 나니 애들 우유를 어쩌지? 싶더군요.
그 책에서는 대신 두유를 먹이라고 하더군요.
근데 다른 책을 보니 시중 두유는 첨가물이 많고 유전자 조작 콩을 사용할지도 모른다는군요.
이런 젠장할...
마침 귀인처럼 동쪽에서 나타난 지인이 두유제조기를 사라고 권하더군요.
그래서 두유제조기를 사서 서리태를 구입해서 두유를 만들었습니다.
한 컵 마셔보고 깨달았습니다.
아.. 나는 두유를 안좋아하는구나.
나는 평생 살면서 두유를 한번도 사먹어본 적이 없구나.
비리고 이상해서 내가 안먹었었구나.
다른건 안닮아도 이런 이상한건 꼭 닮아주시는 아이들께서 이걸 먹을 리가 없습니다.
애들에게 온갖 사깃발과 설레발과 돈까지 줘가며 두컵씩 먹이고 손 놨습니다.
두부도 만들어먹을 수 있다고 두부 만드는 도구들도 같이 들어있었는데
사실 사다놓은 두부도 냉장고에서 운명하고 계시는데
제조해서까지 해서 짐만 늘린다는건..
그건 좀 아니라는 걸 알만큼의 이성은 남아있어서...
결국 그걸 사라고 권유한 그 귀인에게 선물로 줬습니다.
잘 쓰고 있냐고 물어보길래 안쓴다고 했더니
동생네 주고 싶다고 팔라고 하더군요.
그냥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이거 옷이나 음식처럼 전자제품도 맞는 사람이 따로 있구나.
화장품처럼 사람마다 다른거구나.
그런데 내 한마디가 가까운 사람에게 엄청난 신뢰를 주면서 광고효과를 갖는구나.
그래서 저는 이제는 누구에게도 뭘 권하지 않습니다.
좋다는 말을 먼저 안하는건 몰론이고, 제가 쓰고 있는걸 보고 좋냐고 물어봐도 나는 잘 쓰는데 다른 사람은 어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잘 쓰게 되기까지 넘겨야했던 몇 가지의 고비에 대해서 리얼하게 말하고
이걸 안샀다면 원래 가지고 있던 그 무언가로 대신할 수 있었을거라고 말해줍니다.
아무도 안삽니다. ㅠㅠ
12. 요구르트제조기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어떤 책에 꽂혔습니다.
유산균에 관한 책이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유산균의 가문이 다 다르고 그 가문마다 유산균의 유전자가 달라서
우리가 섭취해야할 ‘유익’한 유산균이 있다는 겁니다.
남편의 말을 듣다보면 이 유산균을 ‘유익’이라는 이따위 미천한 단어로 표현하는건 그 유산균에 대한 모욕일 지경이었습니다.
그분은... 아.. 아니다. 그분이 아니구나.
그 유산균은 어찌나 훌륭하시든지 그걸 먹으면(그 유산균이 우리에게 임해주시면이라고 써야할까요?) 암튼...
우리가 갖고 있는 엔간한 병 따위는 다 나아버리고 동시에 우리의 면역기능을 있는 한껏 끌어올려서 병 따위는 우리 근처에 얼씬도 못한다는군요..
도대체 그 유산균은, 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병이 창궐하도록 어디에 그렇게도 꽁꽁 숨어있었는지 참으로 궁금하더군요.
결론은 그걸 구할 수 있는 곳(파는 곳이겄지...)이 있는데 그걸 키우기 위해 요구르트제조기를 사야한다는군요.
정성이 부족해서 키우다가 잘못해서 죽으면 그곳에 가서 또 사오는겁니다.
들으면서 콧방귀도 안뀌었습니다.
이 싸람아.
자네는 지금 남극에 와서 자네집 냉동실에서 얼음이 얼마나 빨리 어는지를 자랑하고 있는거라네.
그동안 온갖 건강제품이 쓸고 지나갈 때마다 양가 어머님들이 어찌나 휘날려주셨던지
그 바람 아래서 그 약들 다 강제급식 받은 그 세월이 몇 년인디....
우리나라를 쓸고 지나갔던 건강식품의 이름은 잊었어도 그 효능을 다 외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앞으로 3년이나 5년 후에 유행할, 지금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건강식품 효능도 다 알고 있는데...
그런 내 앞에서 유산균 따위로 주름을 잡다니...
내가 건강식품 하나 만들 지경에 이르렀다네.
쿨럭
사실 요구르트제조기는 별로 비싼 것도 아니고 복잡하거나 큰 기계도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그 유산균 책을 한 1년 전에만 읽었어도 흔쾌히 사라고 했을겁니다.
그 이야기를 꺼낸 때가, 제가 그동안 사들인 가전제품을 정리하면서 흘리는 참회의 눈물로 홍수나게 생긴 그 시점이었던 것이 문제였지요.
부엌 살림 늘리는 사람은 나 하나로 족하다..
당신까지 끼어들면 우리집 폭파될거다...
유산균따위 키울 생각 말고 낳아놓은 애나 잘 키울 생각을 해보는게 어떻겠느냐고
말려보는 성의를 발휘했지만 ...뭐...
결국 샀지요.
그게 6개 유리병 같은게 들어있는데 여섯통 만들어놓으면 너무 많았습니다.
당연히 저나 애들은 그런거 안먹지요.
뭔 시금털털한 것이 이맛도 아니고 저맛도 아니고...
원래 저는 요플레 안먹는 사람이고 애들은 그게 달콤해서 먹었던 거지 ‘유산균’이 들어있어서 먹었던건 아니니까요.
그 유산균 님이 뱃속에서 그 효능을 발휘해주실려면
만든 즉시 섭취해줘야할거 같던데...
우리집 냉장고에 일주일이 넘도록 죽치고 계셔서 그 능력이 그대로 유지가 될지 참으로 궁금했지만....
뭐 확인해볼 능력은 안되고....
결국 그 요구르트 제조기인지 요플레 제조기는 우리 가족에게 “아무 책이나 읽고 쓸데없이 깊이 감명받으면 안된다”는 아주 인상적인 교훈을 주고 어딘가로 사라졌습니다.
제 기억에는 서너번? 쯤 제조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느날 그 이야기가 나와서 그렇게 말했더니 무지하게 분개하면서 본인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구체적인 수치를 대보라고 했더니 10번이랍니다.
10번같은 소리하시네.
누굴 숫자도 못세는 바보로 아는거냐? 싶었지만...
그려...
우리집은 요구르트를 10번이나 만들어먹었네...
아하하하
10번이나 만들었어...
물건을 사서 그렇게 쓰고 처박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는 표정으로 생각날 때마다 감탄해줬습니다.
아마 제가 그동안 사들였다가 내보낸 전자제품들 사용횟수를 안다면...
아..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ㅜㅜ
가족들에게 제 정체가 밝혀지면 안됩니다.
그래서 제 글은 끝까지 익명으로 써야합니다.
신상 털리지 않게 조심! 또 조심입니다.^^
13. 화장품 냉장고
우리 집에 미용기구를 잔뜩 투척하신 어떤 분이 있습니다.
그 지인은 아주 멋쟁이입니다.
돈도 많고 몸매도 좋고 미모도 됩니다.
그래서 온갖 화장품이며 옷이며 미용도구며 듣도 보도 못한 물건들을 많이 소장하고 계시고 그런 물건들에 대한 정보도 밝습니다.
그 지인이 화장품 냉장고를 사는데 같이 사자고 하더군요.
그때 그 지인이 자기거 사면서 저도 사줬었는지
제가 얼싸덜싸 같이 샀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ㅜㅜ
이게 당시에 가격도 상당했습니다.
그때 화장품 냉장고 쓰는 사람 주변에 하나도 없을 때였는데
삼성에서 나온, 화장품 냉장고 중에서 가장 용량이 크다는 걸 샀습니다.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이거 냉각계의 슬로우쿠커입니다.
슬로우쿠커 만든 분하고 이 화장품 냉장고 개발한 사람은 진짜 둘이 결혼해야합니다.
슬로우쿠커 만든 분하고 친구 시누이가 그냥 커피라면
이 둘은 진정한 TOP입니다.
쓸모없다 쓸모없다 이렇게 쓸모 없는 물건은 태어나서 처음 봤습니다.
그전에도 못봤고 그 이후로도 못본 것은 물론이고
이를 능가할 제품은 향후 10년 내로는 나타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슬로우쿠커는 애랑 짝을 지라고 하면 정말 억울할 지경입니다.
다른 물건들은 그 쓰임새가 있는데 내가 게을러서 쓰다 말았다 생각이라도 할 여지가 있지만
이건 뭐 부지런을 떨고 어쩌고 뭘 개선할 여지도 없습니다
냉장고를...!!!
뭘 어쩝니까?
그 자리에서 제 기능을 하고 있어야 하는거, 그게 냉장고 본연의 임무잖아요!!!
우리가 갖고 있는 냉장고에 관한 슬픈 사연이래봤자
“청소를 잘 안해서 지저분 해지고 있어요.
수납을 깔 맞춰서 잘 하는 방법은 없나요?
너무 뭘 쟁여놔서 뭐가 뭔지 모르게 되고 있어요.
유통기한 지나가고 있는 식품들이 나를 슬프게합니다.“
뭐 이정도 아닙니까?
이놈의 냉장고는 청소를 할래야 할 공간이 없어요!!!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래요.
냉장고 수납공간이 보이는게 아니고 냉장고 벽이 딱 보여요.
문을 열면 수납공간을 지나 그 너머로 벽이 보여야하는거잖아요.
어찌나 벽이 입구앞쪽으로 바짝 붙어있고 수납공간이랄게 없던지
처음 그 냉장고를 열어보고 혹시 안쪽으로 비밀의 방 같은게 숨어 있나 한참 더듬어봤습니다.
비밀의 공간 따위는 없더군요.ㅜㅜ;;
네...
그 공간이 전부였습니다.
도대체 이 부피의 물건이 이만큼 밖에 내부공간이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어떤 물건의 전체 부피를 보고 기대하는 내부 공간의 크기가 있는 법이잖아요.
근데 이놈의 냉장고는 정말 터무니없이 공간이 작아서 어리둥정할 지경이더군요.
쪼금, 아주 쪼금 과장해서 진짜 눈꼽만 해요.
물건을 개발하는 사람들, 이것저것 개발해볼 수 있습니다.
궁금하니까요.
도대체 얼마나 냉장고 크기가 줄어드나 실험해볼 수는 있지요.
그런 실험하는거 누가 뭐라 합니까?
하지만 실험은 실험에서 끝나야지 이걸 팝니까?
지금 장난합니까?
화장대 위에 올려놔야하니까 크게 만들지 못한건 이해하지만
도대체 이따위 걸 어른을 대상으로 만들었다는데 분노했습니다.
이건 진짜 6살 짜리 애들 소꿉장난할 때 쓰면 딱 맞는 물건입니다.
아래 달려있는 서랍은 냉장도 안되는 그냥 허접한 수납공간이었는데.
이건 또 여기다가 왜 만들어놨다냐....싶은게...
애들 인형놀이나 할 때 쓰면 딱 좋겠더군요.
이 따위 물건을 돈을 받고 팔어?
에이
몹쓸 사람들 같으니라고.....
솔직히 이글은 후기를 가장한 저의 분노의 대 서사시라고 봐야할겁니다.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존재의 이유를 알 수가 없는 너무너무 파렴치한 물건이었으니까요.
이 화장품 냉장고에 대한 저의 평은
“천하에 쓸모라곤 한 개도 없는 물건이 터무니없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만행까지 저지르는,
뻔뻔하다 뻔뻔하다 이렇게 뻔뻔한 건 내 평생에 처음입니다.
이건 전자제품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제 점수는요.. -3,000점입니다.”
이놈의 생김새를 설명하자면
문을 열면 터무니없이 작은 공간이 나오고 그 공간을 선반하나 달랑 걸어서 위 아래 공간으로 나누어놨습니다.
문 바깥 아래쪽에는 서랍이 하나 달려있습니다.
아.. 이정도로는 제대로 설명이 안되는군요.
그 안쪽에 있는 선반이라는 것이, 제가 선반이라고 부르니까 그럴싸하지만
사실은 허접한 플라스틱 쪼가리 하나가 2/3쯤 위쪽에 걸려있는데
그 넓이가 내부 가로 넓이의 2/3 정도밖에 안되는게 어정쩡하게 걸려져 있습니다.
근데 그놈의 판때기가 스치기만 해도 떨어집니다.
화장품 키가 다 다르니까 필요하다면 그 선반을 빼고 쓰라는 깊은 배려임은 알겠으나..
선반이면 일단 선반의 구실을 할 수 있도록 고정은 제대로 해놔야하는거 아닙니까?
아래는 키가 큰 스킨이나 로션을 넣고 그 선반이라고 생긴거 위에는 키작은 크림이나 아이크림 넣으라고 만들어놓은거 같은데...
이놈의 냉장고라는게 도대체 몇 개를 넣으라고 만들어놓은건지...
화장품이 몇 개 들어가지를 않아요!!!
개발자 아저씨
들어가지를 않는다고요!!!
게다가 심지어 문을 열면 바닥이 깊습니다.
한마디로 문턱까지 있어서 스킨을 기울여서 꺼내야합니다.
나오는 문턱에 걸리지 않아야하고 위에 선반에 닿지 않아야하니까요.
스킨 꺼내다가 그 불안한 선반을 조금만 스치면 그게 무너지는겁니다.
다 쏟아져요!!!
이 바쁜 아침에!!
꺼낼 때 성공해도 넣을 때 스치면 무너집니다.
그럼 더 빡칩니다.
꺼낼 때 조심조심 꺼내서 성공했던 그 정성까지 무너뜨리니까요.
게다가 스킨만 씁니까?
로션도 꺼내야할거 아닙니까!!!!
선반위에 크림 꺼낼 때는 아주 조마조마 합니다.
우라질놈의 물건 같으니라고
아침부터 접시 돌리기 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묘기대행진에 줄타기 수행할 일 있습니까?
그 모양으로 생겨먹었으니 아침에 꺼내 쓰고 못넣고 가는 화장품이 늘어나게 되고...
저녁에 정리하면서 넣을 때까지 실온에 방치되고...
처음부터 밖에 놓고 썼으면 일정한 온도로 유지되고 있었을 화장품을, 저녁에 식혔다가 낮에 데웠다가...
이건 대체 뭐하자는 짓인지....
어느날 굉장히 바쁜 날 아침에 부랴부랴 준비하다가 선반 와르르 무너져서 크림 쏟아지는 걸 보고 평생 처음으로...
아.. 씨바 ㄹ
깜놀했습니다.
이거이 뭐다냐?
내 입에서 방금 또그르르 굴러떨어진 저 단어가 혹시 그?
그... 그거야?
그렇게 제 고운 입에서 수줍은 첫 욕이 튀어나오게 만드신 분입니다.
이분이!!!!
꺼내쓰면서 조마조마해...
저녁에 와서 일삼아 넣어줘야 해..
그렇게 일거리 늘어나는 것도 모자라 성질나빠지는 걸 넘어 욕까지 하게 만들어...
제대로 장한 물건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니 무지하게 교양있는 여자같지만
지금은 어떤 인간 대통령 되고나니 일상으로 그런 욕정도는 입에 밴...
애들이 욕쟁이 할머니 되겠다고 제발 욕좀 그만하라고 할 정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쿨럭....
아..
우아하게 살기 힘들다.
화장품 냉장고로도 모질라서 대통령까지 나를 괴롭히고...
화장품 냉장고는 내다버리면 됐지만.
저놈은 아직도 일년이나 더....
어흑...
박복하기가....
게다가 그 선반이 그쯤에 매달려 있는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정한거냐고요!!!
그나마 처음 썼던 스킨 로션은 아래 들어가기라도 했지만
메이커를 바꿔서 스킨을 샀더니...
키가 안맞아요!!!
아호!!!
결국 그놈의 아슬아슬한 선반 들어내고 나니, 크림위로 다른 크림 얹고 위로 층층이 쌓다보니...
크림 하나 쓸 때마다 다 꺼내서 늘어놓고 다시 다 정리해서 넣어야하고...
이거이 무슨 시집살이다냐 싶더군요.
게다가 그렇게 층층이 옥상으로 쌓아놓으니 냉장고 문을 여는 작은 충격에도 쏟아지는겁니다. ㅜㅜ
다 쏟아져요!!!
무서워서 문을 열 수가 없어요!!!
게다가 화장대를 툭 치고 지나가거나 하면 그 쌓아놓은 화장품들이 무너져서 문이 열리는 겁니다.
아..
진짜...^(*&*)_)(_()++.
결국 자주 쓰는건 내놓고 안쓰는걸 넣어놨는데..
어느날 문득 저걸 왜 저렇게 화장대 위에 장하게 올려놓고 이 지랄인가 싶더군요.
그래서 조그만 상자에 그 화장품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화장품을 모아서 냉장고에 넣었더니, 이건 뭐 냉장고 문에 있는 양념담는 칸 1/3도 차지하지 않더군요.
도대체 그만큼 공간밖에 차지안할 화장품 몇 개 보관하자고,
제대로 찬기운 팍팍 나오는 냉장고 멀쩡하게 놔두고...
그놈의 화장품 냉장고는 도대체 뭡니까?
도대체 왜 만들었냐고요!!!
제가 언젠가 꼭 시간을 내서 이거 개발한 사람 찾아가볼겁니다.
이 모든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는 저도 압니다..
이게 수납장이 아니라 냉장고라는 게 문제였고 냉장고로서는 너무 작다는게 문제였죠..
냉기를 지킬 수 있어야하니꺼 벽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고
그러니 내부 공간이 좁게 되는거죠.
냉장고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냉장고 문을 열때 꽤 힘을 들여서 잡아당깁니다.
냉기가 새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밀폐시키기위한 장치가 문에 되어 있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워낙 냉장고가 크니까 우리가 그 문을 잡아당기는 힘에 냉장고가 앞으로 무너지거나 하지는 않는거죠.
그런데 화장품 냉장고는 워낙 작고 그렇게 문에 밀폐력을 강하게 하면 문열때 냉장고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래서 문이 허술할 수밖에 없었던거죠.
그렇다고 냉장고 밑에 무거운 물질을 넣어 그걸 보완하자니 화장대 위에 올려놔야하는 간단한 물건이라는게 한계였을거구요.
냉장고는 원래 무거운줄 알고 있고 한번 집에 들어오면 옮길 생각을 하지 않으니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화장품 냉장고는 그럴 수가 없는거지요.
잡아야할 토끼가 너무 많아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린거라는거....
다 압니다.
모르는거 아니에요.
이해도 됩니다.
그러나....(한국말은 늘 뒷말이 중요합니다. 특히 '그러나' 뒤에 나오는 말^^)...
안다고 용납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해한다고 용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상품을 개발했으면 기본적으로 사용을 해보고
그리고 이런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팔지말았어야쬬!!!!!!!!!
그리고 온도
저를 진짜 황당하게 했던 것이 이 화장품 냉장고의 온도입니다..
화장품이 김치처럼 발효시킬 것도 아니고
사실 별로 변하지도 않을 화학품 덩어리라는데....
혹자는 화장품의 유통기한 자체도 화장품 회사의 농간으로 터무니 없이 짧게 정했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암튼...
그 화장품을 보관해야한다고 말하는 그 온도는 누가 무슨 기준으로 정했냐는 겁니다.
어느날 화장품 냉장고 속에 손을 넣어봤더니 이것이 시원한 것도 아니고 서늘한 것은 더더욱 아닌 것이..
도대체 이 미적지근하고 껄쩍지근한 이 온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싶더군요.
뭐 사용 설명서에서였는지 광고에서였는지에 의하면
평온에서는 부패가 진행되고 냉장고 온도는 너무 차서 성분이 분리가 된다나 어쩐다나...
아니...
그럼 화장품 냉장고 없이 화장품 쓰는 사람들은 썩은 것을 발라대고 있다는 말인가?
성분 분리같은 소리하고 있네.
아무리 내가 야매 이과생이라지만,
화장품에 들어가 있는 성분들이 몇도 차이도 나지 않는 온도에 따라서 널뛰기를 하면서,
평온에서는 썩고 냉장고에서는 서로서로 흩어지고 그리고 딱 화장품 냉장고 온도에서만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는 분자구조로 도란도란 모여있다고???
그렇게 예민하고 섬세할 리가 없잖아요!!!!
화장품이 무슨 인공지능 신물질입니까?
차이나봤자 5도에서 10도도 안되는 온도에 그렇게도 제깍제깍 잽싸게 반응하게 말입니다.
무슨 되지도 않는 사기를..
보다듣다 참...
차라리 새로운 가문의 유산균을 만들어서 건강식품 장사를 하세요.
그건 건강에라도 좋지 이건 뭐...
게다가 이게 더 나쁜건, 냉장고랍시고 뒤쪽에 엄청나게 튀어나온 배불뚝이 냉각공간이 달려있어서 자리를 졸라게 차지한다는 겁니다.
화장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건 용서한다쳐도 그것이 딱 뒤로 붙으면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게 아니고 어정쩡 올려져 있는 꼴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차라리 전체를 사각형으로 각잡아 나왔으면 더 나았을거인디
어쩌자고 그런 이상한 모양으로 만들어놨는지....
냉각시키고 순환시키느라 냉장고 부피의 반이 그 배불뚝이 공간인데
공기 순환시키려고 뚫어놓은 그 구멍들에 어찌나 까만 먼지가 끼는지
말도 못합니다.
며칠만 안닦아도 먼지가 먼지를 끌어모아서 거미줄처럼 늘어집니다.
안그래도 청소하기 싫은 집, 이놈이 폐가 분위기까지 연출할려고 하고...
이건 좀 편해보자고 산 물건이 옥상옥으로 뒷수발이 한짐이었습니다..
사실 그 냉장고의 가장 압권은 정면에 있던 불이었습니다.
냉장고 전원이 들어오면 엄지손톱만한 파란색 불빛이 켜지는데...
그게 냉장고 전원이 들어왔다는 것만 알려주면 되니까 녹두알만 해도 되는 것인디...
어찌나 크고 장렬하고 환하게 빛나는지
도대체 잠을 잘 수가 없어요.. ㅜㅜ
불을 다 끄고 누워서 눈을 감으면 눈앞이 까매야되잖아요.
근데 파~~~래요.
이게 형광도 아닌 것이 야광도 아닌 것이 장르를 알 수 없는 괴기로움으로 파랗게 빛나서 아주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요.
빛이란게 그냥 퍼져서 주변을 밝게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날카롭게 찌르는것 같을 수도 있다는걸 그 불빛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남편이 불빛이 너무 밝다고 투덜대는건 참을 수 있는데 내가 잠을 못자는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군요.
네..
저 그런 여잡니다.
남편이 뭐라고 투덜거려도 별 개의치 않는 나쁜 여자입니다.ㅜㅜ;;
머리가 나쁜 관계로 처음에는 전원을 껐습니다.
그런데 냉장고잖아요.
냉장고는 하루 종일 전원이 들어와 있어야하는 거잖아요.
몇 번 정말 화가나는 날 전원을 끄다가, 어느날 그 불빛을 째려보면서 좋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그 불빛을 가리면 되는겁니다.
그래서 옆에 있던 화장지를 몇겹으로 접어서 그위를 막고 테이프로 덕지덕지 발랐습니다.
그리고 잤습니다.
다음날 보니...
그나마 그거이 인테리어 개념으루다가 놔뒀던 거인디.....
사실 그게 화장대 위에 있으면 뭔가 간지 비슷한게 날듯하거든요.
근데 그렇게 화장지가 덕지덕지 붙어있으니까...
아주 한숨이 나오더군요.
멋이여.
이 남루한 실루엣은..
이건 뭐 쓸모도 없는 것이 못생기기까지...
정말 가지 가지한다 싶더군요.
물론 아주 예쁜 모양의 종이를 잘라서 다시 붙였으면 더 나았겠지만
제가 그렇게 부지런한 사람도 아닐뿐더러 그놈에게 그렇게까지 정성을 기울일만한 애정 자체가 없었습니다.
더 엽기였던건...
제게 이 화장품 냉장고를 권하신 지인께서 외국으로 떠나시면서
저한테 살림살이를 상당히 투척하고 가셨는데
거기에 이 화장품 냉장고가 몰래 따라왔더란 말입니 다.
어흑.
그 이삿짐을 풀다가 이 화장품 냉장고를 발견했을 때의 제 심정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실겁니다.
길거리 지나가다가 귀신을 봤어도 이보다 더 놀래지는 않았을겁니다..
졸지에 이 천인공노할 화장품 냉장고가 두 개가 된겁니다.
혹부리 영감 혹 떼려다가 혹 두 개 됐을 때 제 심정과 같았을까요?
이런일 겪어 보셨어요?
살면서 이런 봉변 당하기 쉽지 않습니다. ㅠㅠ
이거 아름다운 가게로 보내면서 그 화장지 붙였던거 떼고 보내면서 고민 좀 했습니다.
안에다 쪽지라도 넣어둘까...
“이런 물건 내놓아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죄송한건 불빛이에요. 그거 거슬리시면 가리개를 붙이세요.” 이렇게요...
아...
화장품냉장고 잘쓰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정말 아니다 아니다 이런 물건은 처음 봤습니다.
저 화장품냉장고 관계자에게도 고소당하는겁니까?
아...
이건 유머라고 주장하기에도 너무 절규에 찬 후기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정말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한이 맺혔겠습니까.
제가 너무 초기에 사서 그 이후로는 좋아졌다..
이런 이야기 들려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그럼 자기들끼리 써보고 더 좋게 만들어서 팔았어야지...
제가 전생에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다고 연약한 저에게 그런 가혹한 마루타를 시키냐고요...
쿨럭.
14. 녹즙기
녹즙이 몸에 좋다는....
그런 이야기 안들어보신 분 없을겁니다...
흐흐흐
뭔가 변명을 하고 싶어하는 삘이 풍만한 시작이지요?
제 친구가 정말 성실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 남편이 지방간이라는 판정을 받았고
제 친구 하루도 빠짐없이 녹즙을 내려먹여서 5년인지 6년 만에 지방간이 나았다더군요.
다른 건강도 너무너무 좋아졌답니다.
술도 많이 마시고 남들 접대하는 일도 많아서 늘 힘들어했던 사람이
까맣게 죽어가던 얼굴색도 좋아지고 아침에 일어나기도 거뜬하다더군요.
누군가 어떤 말을 10문장 정도 하면 듣는 사람이 그 10문장을 다 같은 무게로 받아들이는게 아닙니다.
그 말중에 자기의 기호에 맞거나 혹하게 하는 문장은 100데시벨의 크기로 듣고
중요하지 않다거나(자기 판단이지요) 혹은 듣기 싫은 이야기는 1데시벨로 듣게 되어 있습니다.
제 친구가 하는 이야기에서 제가 가장 귀담아 들었어야 할 말은
건강이 디지게 좋아졌다,. 얼굴색이 피었다. 아침에 일어나기 거뜬하다.. 이게 아닙니다.
제가 1000데시벨로 들었어야하는 말은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입니다.
그것도 한달도 아니고 무려 5년입니다.
날마다 빠짐없이 5년이요.
살면서 그것이 무엇이든 하루도 빠짐없이 5년 동안 해보신 일 있으세요?
저는 양치도 세수도, 5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지는 못했을겁니다.
하루종일 양치 안한 날도 5년을 기억하면 몇 번 있을겁니다.
세수도 물론이구요.
그런데 녹즙을....
어흑...
사실 날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5년을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몸이 좋아지지 않을 리가 없지요.
근데 저는 그 말은 1데시벨은 커녕 아예 안들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 왈, 아이들 눈 나쁜데 당근을 즙을 내어 꾸준히...
여기도 꾸준히가 들어가지요?
이건 기약도 없고 아주 막연한 꾸준히입니다.
암튼...
그러면 눈이 좋아진답니다.
심지어 안경을 벗은 놀라운 케이스도 있다는군요.
아..
을집 아그들이 둘다 안경을 쓰고 있는건 내가 당근쥬스를 안먹여서인가?
한가지만 얻어걸렸어도 참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는데(설마 그럴리가... ^^;;)
두가지입니다.
무려 두가지란 말입니다.
두둥!!
그 두가지를 다 할 수 있는 기계가 있습니다.
짠!
녹즙기입니다.
이거 안사면 내가 나쁜 아내이고 나쁜 엄마인겁니다.
남편 건강과 아이들 눈, 이 두 마리 토끼가 서로 몸을 묶은채 아주 슬로우 모션으로 뛰는척만 하고 있는데 이걸 안잡는다면, 아니 안줍는다면 이건 아내이기를, 엄마이기를 포기하는 겁니다 잉?
근데 사실 저희집 남편은 지방간 따위는 없으며
술도 안마시고 규칙적이기 이를데 없고 자기 건강은 자기가 잘 알아서 챙겨서
저보다 30년쯤 더 장수하게 생긴 사람입니다.
저 죽고 두 번은 더 장가가도 거뜬할겁니다.
얼굴 색도 좋고 저보다 피부도 더 하얗고 반질반질합니다.
약도 어찌나 잘 챙겨먹고 자기 몸은 자기가 잘 간수하던지....
되려 저한테 제발 몸관리 좀 하라고 잔소리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따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성이 중요한겁니다.
아내가 날마다 녹즙을 내려줍니다.
이거이 진짜 아내인겁니다.
애들 눈도 좋아집니다.
이거이 진짜 엄마인겁니다.
지방간도 나아버리게 하는 저 녹즙이면 애들 건강, 남편 나빠질지도 모르는 건강 미리미리 잡는거고...
유산균도 키우는 마당에 말입니다.
암튼...
남편한테, 친구 남편의 지방간이 깨끗이 나아버린 설명을 하고 녹즙의 온갖 좋은 효능에 대해서 말한 다음,
이제부터 나도 당신을 보필하기 위해서 당신 건강부터 챙기는 아내가 되어 한번 열심히 살아볼란다고...
두주먹 불끈 쥐고 아주 창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감동해야할 거 같은 남편이 아주 의심스러운 눈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아니...
이싸람이...
그렇게 사람을 못믿어서 워쩐디야?
내가 행동으로 보여주겠어.
이젠 나를 다시 보게될거야...
남편이야 쌩하든지 말든지
제일 크고 제일 비싸고 온갖 기능이 다 장착된 녹즙기를 샀습니다.
그리고....
그 녹즙을 낼 야채를 사러 갔습니다.
집 앞에 있던 성가정공동체인지 성가정 어쩌고 하는 유기농가게에서 녹즙용 야채를 샀습니다.
아...
졸라게 비싸더군요.
먼놈의 풀때기를 이렇게도 비싸게 받는다냐...
천지에 널려있게 생긴 풀이구만...
집에 와서 그걸 다 씻어서...
네...
씻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녹즙을 내야하는데.. 농약이나 먼지나 흙찌꺼기가 있으면 안먹느니만 못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풀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몇가지는 씻기가 괜찮은데 하나하나 접혀있는 이상한 풀이 섞여 있어서...
그거 다 벌려서 꼼꼼히 씻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녹즙기에 넣어서 기계를 돌렸습니다.
풀을 졸라게 많이 넣었는데 나오는건 병아리 눈물만큼 나옵니다.
헐....
기계에 묻고 그릇에 묻은게, 마실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을 지경입니다.
이건 먹는 것도 아니고 안먹는 것도 아니여...
그래서 풀을 몽땅 더 사왔습니다.
그리고 아까보다 몇배나 시간이 걸려서 한참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녹즙기에 넣으려니 이 풀에 남아있는 물기가, 풀이 함유한 녹즙보다 더 많은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대로 녹즙을 내면 녹즙이 아니고 수돗물을 마시는 격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문득 들어서...
왜 그따위 생각은 그 순간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어찌나 의지가 충천해 있었던지
암튼...
그거 물기털다가 키친타올로 닦았습니다.
그리고 녹즙을 내렸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풀을 쑤셔넣고 겨우 마실만하게 한잔 나왔습니다.
그래서 의기양양하게 남편한테 마시라고 줬습니다.
한모금 마시더니 맛이 이상하다고 합니다.
헐...
워떻게 만든 작품인디 맛 타령이여?
여기서 맛 타령이 나와?
이건 그냥 녹즙이 아니여.
이건 아트여 아트.
한방울 한방울 장인의 정신으로 피같이 만들어진 아트라고...!!!!
저의 이글거리는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단숨에 원샷합니다.
다 먹은건 좋은데 어쩐지 서운합니다.
한방울 한방울 음미하면서 저의 노고와 정성과 내조의 고품격에 대하여 칭송을 하면서
이걸 만드는 과정에 관한 긴 대화를 하며 오랜 시간 마셔도 직성이 안풀릴거 같은데 저렇게 허망하게스리 원샷으루다가...
마시고 난 그컵 바닥에 남아있는 몇방울마저도 예사로 보이지가 않아서 아주 마지막 방울까지 다 마시라고 보챘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컵을 아주 꼭꼭 짜고 싶더군요.
암튼 그래도 마셨으니아쉬운 대로 됐습니다.
남편의 건강이 엄청나게 좋아져버린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결 훌륭한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둥!!!!
설거지가 남았습니다.
그 한잔 만들자고 널부러진 설거지거리가 산더미입니다.
풀뿌리 담았던 채반에 물기 제거하느라 늘어놓은 도마에 키친타올에...
결정적으로 그놈의 녹즙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거 다 분해해서 5개는 씻어야합니다.
몸체 위쪽 절반을 들어내서 분해해서 다 씻어야하는데
다른건 대충 수세미로 훌훌 문지르면 되는데...
이놈의 찌꺼기 걸러내는 촘촘하게 깔대기처럼 생긴 그놈의 망이 지랄입니다.
전용 세척용 칫솔로 그걸 문질러서 씻어야하는데
다 씼었는데도 여기저기 남아있는 5-6개 정도의 아주 작은 찌꺼기가 여간해서 빠지지를 않습니다.
칫솔로 그거 다 제거될 때까지 물틀어놓고 문지릅니다.
네...
하염없이 수돗물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의식하지 못할 만큼 몰두합니다.
나중에는 근성이 발휘되고 한 개도 안남을 때까지 그거 제거하느라고 아주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녹즙 만들때보다 열배는 넘는 정성으로 부품을 다 씻어서 그릇 엎는 곳에 쌓아놓고 보니....
이건 뭐 완전 한 살림입니다.
설거지 그릇 엎어놓는 곳 치우기 싫어서 설거지 안하는 사람인데...
이게 무슨 재난입니까?
다른 설거지를 할 의욕을 뚝 떨어트립니다.
저거 마르기전에 요리해서 설거지거리를 만든다면 어디 둘데도 없습니다.
게다가 아주 지쳤습니다.
너무나 큰일을 해버려서....
오늘 저녁은 외식해야합니다.
더 이상 부엌일은 들여다보기도 싫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또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귀찮으니까 야채를 왕창 샀습니다.
아...
너무 비쌉니다.
그래도 합니다.
그렇다고 녹즙인데 아무 풀뿌리나 살 수 없지 않습니까?
야채 씻어서 녹즙 내립니다.
그 물기 제거하느라 키친타올 수북히 쌓입니다.
한잔 겨우 만들고 산더미같은 설거지를 보니 한숨 나옵니다.
잠깐 누웠습니다.
일어나니 설거지 하기 싫습니다.
게다가 그놈의 찌거기 거르는 깔때기망이....
다 말라 붙었습니다. ㅜㅜ;;.
물에 불립니다.
어제보다 씻기 더 힘듭니다.
어제보다 더 오타쿠됩니다.
서너개쯤 남아있어도 괜찮으련만 어쩐지 다 없애야할 거 같습니다.
직성이 안풀립니다.
완전 몰두해서 그 찌꺼기 한 개도 남김없이 제거해야 속이 시원합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쉽니다.
그 다음날도.....
쉬다가 냉장고를 열어보니...
그 비싼 풀뿌리가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저거 짜도 즙 안나올거 같습니다.
혼자 생각합니다.
저 비싼 풀뿌리가 원가가 얼마냐.
그 돈이면 다른 건강식품을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게다가 남편은 지방간도 없고....
그래서 녹즙은 안내리기로 합니다.
그래도 애들에게 당근 쥬스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당근을 잔뜩 삽니다.
나름 부지런을 떤다고 그거 다 씻고 손질해서 소분해서 야채칸에 가득 쟁입니다.
아...
피곤합니다.
저 저질체력입니다.
한숨 잡니다.
그리고 일어나 저녁은 안하고 즙을 짭니다.
당근 무지하게 밀어넣었는데 나오는건 얼마 안됩니다.
하지만 녹즙보다는 훨씬 보람찹니다.
애들도 맛있다고 좋아합니다.
정말 두배로 보람찹니다.
근데 이놈의 당근 찌꺼기가 너무 많습니다.
그 찌꺼기를 만져보니 물기가 상당히 있어보입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이걸 더 알뜰하게 짜볼 수는 없을까?
나는야 알뜰한데다가 약탕기가 휩슬고 지나가면서 흘리고 간 한약짜는 천도 가진 여자^^;;
당근 찌꺼기를 그 천에 넣고 짜봅니다.
짜는 실력은 전문가입니다.
역시나 즙이 나옵니다.
내 이럴줄 알았어.
의기양양해서 팔이 부러져라 비틀면서 짜는데....
그 나오는 즙을, 천이 일단 한모금하십니다.
천이 빨갛게 물들고 나서 한방울 두방울 떨어집니다.
열 몇방울쯤 떨어지고 아무리 힘을 써도 더 이상 안나옵니다.
근데 그렇게 나온 즙이 어쩐지 좀 지저분한 생각이 듭니다.
그럼 그 다음부터는 그 찌꺼기에 대한 생각은 안하게 됐느냐...
아니...
연구를 더 거듭합니다.
찌꺼기는 버리고 국물은 먹고 있는데 이 둘의 차이는 뭘까
차라리 찌꺼기에 남아있을 섬유소를 먹어야하지 않을까?
조금 집어 먹어봅니다.
맛이 이상합니다.
나온 국물에 섞어서 조금 먹어봤습니다.
이것도 이상합니다.
근데 왠지 아깝습니다.
오타쿠 되는거 한순간입니다.
그 찌꺼기에 남은 즙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점점 커지고 음식물 쓰레기에 버리면서 뭔가 죄짓는듯 합니다.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나 들여다봅니다.
당근 케잌을 만들어볼까?
당근 쿠키는 설탕을 졸라게 많이 넣으면 될지도 몰라.
그래서 케잌틀이며 베이킹 도구 다시 지를뻔 했습니다.
그리고 깔때기 망을 씻는건 거의 수행의 경지로 갑니다.
팥쥐엄마가 콩쥐 괴롭히고 싶거나 파티 못가게 하고 싶으면
녹즙기 10개 구입해서 녹즙 졸라내고 그 깔때기 망 바삭바삭하게 말린 다음에 저녁때까지 씻어놓으라고 던져주면 됩니다.
이거 황소 할애비가 와도, 온갖 동물들 떼로 몰려와도 해결이 안나서 동화책 스토리 못나갑니다.
그 시절에 녹즙기 없어서 콩쥐는 사또한테 무사히 시집간겁니다.
그리고 당근을 녹즙기 구멍으로 밀어넣으려면 적당한 크기로 썰어줘야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완전 팔목 나가는줄 알았습니다.
즙 낼때마다 자르려니 귀찮아서 안하게되고....
미리 준비해서 잘라놔야지 하고 잔뜩 사서 자르다가...
허리아프고 팔목아프고...
다시 드러누워서 또 잡니다.
자고 일어났는데 부엌 바닥에 당근이 한가득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쩐지 인생이 우울해집니다.
이것이 주부 우울증인가 합니다.
역시 주부는 힘듭니다.ㅠㅠ
슬슬 만드는 횟수가 줄어드는데
애들이 당근쥬스 안해주냐고 물어봅니다.
이것들은 내 안티가 분명합니다.
나 엿먹일게 없나 연구하는게 분명합니다.
먹으라는 한약이나 두유는 안먹고 그 힘든 당근 쥬스만 찾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 상황을 슬프게 만들었던건...
그 녹즙기는 최신 제품이었고 가장 비싼 것이었으며 어찌나 덩치가 커주시던지...
온갖 것을 다 할 수 있는 기계였습니다.
그 사용설명서에 따라붙은, ‘이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작업’에 나온 리스트는 숫자를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버튼이 어찌나 많든지....
그 버튼마다 설명이 되어있는데...
아이고 머리야...
애들 학교에서 오는 알림장도 읽기 싫구마는....
이 나이에 녹즙기 좀 써보자고 공부를 하라는 것이여 멋이여...
게다가
이렇게 많은 기능이 있는 걸 나같은 민간인들한테 팔면 안되지...
이런 제품이 유용하고 여기 있는 온갖 기능을 하루에 열두번도 더 사용하실 수 있는 식당하는 분들한테 팔아야지....
라고 중얼거리며...
제대로 내다버리지도 못하고...
한동안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끔 쓸 일이 있었지만
그놈의 원통깔대기 망 씻을 생각을 하면....
차라리 그거 안하고 맙니다.
나중에 보니까 생협에 배즙이며 무즙이며 녹즙이며 포도즙이며...
온갖 즙이 다 포장되어 있더구만요.
아이들 눈은 어떻게 됐냐구요?
지금 큰애는 라섹수술 했고 작은 애도 수술할 예정입니다.
의학이 발전해서 한큐에 해결할 수 있는걸 무슨 되지도 않는 민간요법도 아닌 것이 섭생도 아닌 것이..
당근쥬스 따위로 눈이 좋아지게 할 생각을 하다니...
에혀...
이건 참회도 아닌 것도 멋도 아닌 것이...
지금 홈쇼핑을 보면서 뭔가 소형가전을 지르고 싶은 분들,
제 후기 아직 한참 많이 남았으니까 조금만 참으시기 바랍니다.
지금 안사면 아주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것처럼,
이제 다시는 이 물건을 살 수 있는 이 영광의 기회를 안줄 것처럼,
지금 당장 now 이 물건을 사야 엄청나게 싸고 현명한 소비인것처럼 설레발을 치지만....
그게 한정된 수량만 생산되는 무슨 계절 과일도 아니고
지금 한강다리 끊어지니까 당장 건너야하는 것도 아니고
쥬라기공원 탈출하는 마지막 비행기 떠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핏대 세우면서
지금 안사면 네가 손해보는거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지...
참내...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언제든 살 수 있고 그 물건 창고에 졸라 쌓여있습니다.
제품 판매 마감이라는 그 급박함을 조장하는 시간 지나고도 한참 후에 인터넷 쇼핑몰 들어가 보면 그 가격으로 그 물건 언제든지 살 수 있습니다.
판매마감, 지금 당장, 한정 수량...
그건 그 물건 팔고 있는 쇼핑호스트 언니야 수당이 걸려있는 문제인거지 물건 사는 우리들하고는 하등 상관없는 시간인겁니다.
물건이 없어서 못삽니까?
돈이 없어서 못사지...
설령 그 물건이 이제 마지막 물품이고 이 시간을 놓쳐서 내가 살 수 없다면...
그건 그 물건이 졸라 형편없어서 그만 만들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물건이 너무 좋아서 잘팔리면 계속 만들지, 미쳤다고 단종하겠냐고요..
설령 단종되어서 그 물건 구입이 힘들어졌다 하더라도 걱정 안해도 됩니다.
그보다 더 좋은 물건이 천지에 널렸고 앞으로 더 개발돼서 더 좋은게 나올겁니다.
'연구실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라는 광고카피처럼
그 사람들 하루종일 거기 쳐박혀서 불도 안끄고 월화수목금금금 이러면서 뭔가 계속 개발할겁니다.
더 신기한거, 더 혹하게 만드는거, 더 발전시킨거 더 예쁜거 만들겁니다.
아...
이거 비꼬는거 아닙니다.
연구 계속 해야지요.
단...
화장품 냉장고만 빼고.....^^;;
그리고 저번글 댓글에 어떤 분이 요즘 한참 선전하고 있는 스타일러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분 댓글에 답글에도 썼지만 저도 그 스타일러 선전 보고 웃었습니다.
저 그거 안써보고도 후기 쓸 수 있습니다.^^
화장품 냉장고보다 더 황당한 물건 나왔더군요.^^
제가 화장품 냉장고 이후 10년동안 그런 말도 안되는 제품은 안나올거라고 공언한걸 들었나봅니다.
그래서 만들었나봅니다.
나중에 언젠가 시간이 나면
제가 안써봤지만 살뻔 했던 제품들 이야기도 한번 올리겠습니다.
제 친구들이 지른 것들 보면서 안산 것도 있고 친구들 안샀지만 제가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그만 둔 것도 있습니다.
안사고 넘어가서 이제 생각해보니 어찌나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지...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그 이야기들도 한보따리인데...
에혀...
공부는 안하고 풀어야할 문제집만 쌓아놓는 꼴이군요..
저건 언제 푼다냐...
그리고
남극의 눈물은 보셨는지요.
저는 텔레비전이 없어서...
나중에 다운받아서 볼 생각인데 새끼펭귄을 새들이 공격하는 것 때문에 티브이를 꺼버렸거나 애가 울었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듣고..
보지말까 고민중입니다.
무셔워요.....
제가 쫌 연약해서리..
생긴건 삼돌이고 우락부락해서 남들은 절대 안믿겠지만,
아이들이나 어린 동물들 죽거나 고통받는걸 보면 한동안 우울해서리...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미션 영화를 두 번 다시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 마지막쯤 제국주의 군대놈들이 쳐들어와서 원주민들과 싸울때,
아니 원주민들을 학살하러 쳐들어왔을 때 엄마 품에 안겨있는 아이들을 다 뺏어다가 비오는 진창바닥에 팽개치던 그 장면이 너무 끔찍해서 영화에 대한 감상도 한동안 기억이 안날 정도였습니다.
그 영화 정말 좋았었는데...
지금은 그냥 OST만 듣고 있지요.
그리고 예전에 물개에 관한 다큐멘타리를 봤는데 엄마 물개가 먹이를 구하러 갔다가 돌아오지를 않아서 그 새끼가 결국 죽는 이야기가 잠깐 있었는데...
그 뒤로 동물 다큐멘터리 절대 안봅니다.
그러니 아마 남극의 눈물은 안볼거같고..
그냥 펭귄들은 잘 있으려니 생각하렵니다.^^
저번에 전기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전자제품을 줄여야하는데 제가 사용했던 방법에 대해서
1. 쓰지 않는 전자제품을 정리하고
2. 가진 전자제품을 분야별로 분류해서 대표 제품만 남기고
3. 새로운 전자제품을 더 이상 사들이지 않고
4. 사용하는 전자제품 사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1번. 쓰지 않는 전자제품을 정리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의 결론은 안 쓰는 전자제품은 쟁여놓지 말고 중고로 팔거나 기부하거나 재활용품 수거하는 날에 처분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집집마다 열심히 쓰고 유용하게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다 다릅니다.
제가 쓴 전자제품후기에 댓글들 달린 것만 봐도
똑같은 전자제품을 너무 잘쓰고 있어서 새로 다시 구매하려고 한다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몇 번 쓰고 처박았다는 분이 계십니다.
저는 슬로우쿠커 서너번 썼는데 제 친구 시누이같은 사람은 그거 없으면 못삽니다.
저는 전자레인지 없으면 아직 힘든데 제 친구는 전자레인지 안씁니다.
저는 슬로우쿠커 사면 안되고 제 친구는 전자레인지 사면 안되는 사람이었죠.
사서 써보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문제는 남들이 잘 쓴다고 하니까 얼싸덜싸 사서...
잘 쓰지 않게 되는 물건이 거의 태반이라는겁니다.
제가 슬로우쿠커 써보고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기부를 하거나 중고로 내놨으면 제 친구시누이같은 사람이 가져갔겠지요.
아니, 그렇게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궁금해서 새걸 사보고 싶었던 사람이 가져갔을겁니다.
언젠가 다시 쓸거 같아서 창고에 쟁이고 있는건
마치 동전을 저금통에 넣어서 집집마다 돼지 한 마리 가득 동전이 가득차고
서랍마다 동전이 굴러다니는데
시중에서 유통되야하는 동전이 부족해서 은행에서는 동전을 찍어내야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언젠간 쓸지 몰라서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물건이,
그때 일찍 정리했으면 남들이라도 유용하게 썼을건데
내가 혹시 다시 쓸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가
괜히 연식만 오래되고 구석구석 낀 때만 묵어서
나중에는 진짜 누구주지도 못하고 버려야하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제품이 참으로 문제다라고 생각하는건
어디선가 튀었을 몇 방울의 기름과 손때가 시간이 지나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고
그 물건을 남루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마치 여름흰옷 정말 손질 잘하고 잘 빨고 심지어 삶아서 넣어놔도
다음 해에 꺼내보면 전체 색깔도 바래지만 군데군데 노란 얼룩이 생겨서 못입는 것처럼요....
그런 옷은 남들 못주는 것처럼 오래 묵은 물건도 남에게 못주게 되더라구요.
가지고 있으면 쓸지 몰라....
물건을 사서 쓰게 되는건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믈건을 살 때 얼마나 희망차서 사게 됩니까.
그렇게 의지 충천하고 혹해서 사들여서 써봤는데..
그것도 완전 새걸로 때깔 자르르할 때....
그런데 써보니까...
이것이 아니여....
창고에 쟁인다.
분명히 내가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안쓰는겁니다.
놓을 데가 없어서 다른 필수 전자제품에 밀려 씽크대 어딘가 깊숙이 보관해야하고
써야할 때 꺼내는 과정과 쓰고 나서 수납하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든지
설거지가 너무 힘들다든지
그걸 사용하는 요리가 우리집 식구들 기호에 안맞다든지
더 편한 제품을 구매했다든지...
그러면 이건 다시 안쓰게 될 확률이 99%입니다.
한번 끝난 사랑이 다시 불붙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산전수전 공중전 다 거치고 천하에 나쁜놈들 한다스쯤 만나고
거울앞에서 선 누님처럼 돌아와서
그래도 예전 그놈이 제일 나았더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도 거의 없지만..
그런 경우도 1%는 있으니까...
그렇게 내가 온갖 방황을 끝내고 네가 제일이더라 하고 왔더니
창고에 오래오래 묵은 그 물건은 먼지끼고 때가 끼고 너무 낡아서 예전의 자태가 아니더란 말입니다.
우리가 물건쓸 때 미모와 그 디쟈~인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예쁘면 쓸모없어도 놔둘만합니다.
그런데....
그 기능이 필요해서 그걸 다시 쓸라고 했더니...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더 많은 기능을 장착하고
전기도 절전이 될뿐더러 더 아리따운 물건들이 졸라 많이 출시되어 있더란 말입니다.
그것도 참으로 착한 가격에....
결론만 말하자면...
한번 끝난 사랑은 보내줘야합니다.
다시 사랑에 빠질 수는 없습니다.
그건 끝난 사이인겁니다.
지금 그게 젊고 예쁠 때...
아...
아니다..
그게 아직 깨끗하고 잘 팔리고 있는 제품으로 돌아다니고 있을 때
다른 집으로 시집보내야하는 거지요.
‘언젠가’ 쓸 거 같으니까...
그 '언젠가'는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
혹시 그 언젠가가 오거든 가지고 있는 걸로 대체해서 쓰십시오.
그 언젠가의 그 순간 지나고 나면, 그런 순간 몇 번 넘기고 나면,
그거 없어도 아무 이상 없이 일상이 잘 지나갑니다.
한두번 쓰고 들여놨다가 언젠가 마음이 동할 때 몇번 씁니다.
그리고 다시 들여놓습니다.
그러다가 영원히 창고로 가는 날이 오지요.
그 과정을 몇 번 반복하느냐는 그 사람의 성격인데...
아주 오랜 몇 년이 지난 후에 잘 쓰게 되었다는 분도 있더군요.
그걸 몇 년동안 집에 쟁여놨었다면...
차라리 그 몇 년 전에 누구 주고 이번에 다시 사는게 나았지요.
몇년 동안 그게 집안에 보관되는데 들어간 비용이 정말 상당합니다.
그것이 보관되는 공간 유지비용도 그렇고 이사라도 몇 번 다녔다면 그 비용도 상당하지요.
겨우 그거 하나가 얼마나 공간을 차지하고 이사비용이 들겠냐고 하지만,
그거 몇 년동안 보관하신 분이 다른건 보관하지 않았겠냐는 거지요.
티끌이 모여서 태산이 되는 만큼은 아니지만 암튼... 그 뭐 비슷한 속담에 해당되는 이야기인거지요.
제가 그 수많은 물건을 치우고 가끔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끔 후회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거 있었으면 지금 잘 쓸텐데...
물론 가지고 있었으면 가끔은 쓰는 것도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그 치워버렸던 물건들을 다시 쓸지도 모르니까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 저는 아마 60평쯤으로 이사를 갔을겁니다.
그동안 사들여서 48평을 미친듯이 꽉꽉 채웠는데 그걸 정리 안하고 다시 쓸지 몰라서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만 보관하는게 아닐게 분명하니까요.
새로운 물건은 계속 나오고 있고 나는 계속 사들였을거고...
수납공간은 부족하고...
수납공간이 부족하니까 그 물건을 수납할 가구를 사들이고
가구가 더 많아졌으니 더 넓은 집이 필요하고...
지금쯤 60평형대 이상이 꽉 차서 더 넓은 집으로 가야했을지도 모릅니다.
안쓰고 버렸거나 남 줘버렸던 물건이 다시 생각나는건,
마치 술마시다가 헤어진 연인의 좋은 점만 계속 생각나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만나보면....
아...
내가 헤어진 이유가 있었구나.
깨닫게 되지요.
사람사는건 물건이나 사람관계나 연인이나 결혼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다 그 이치는 같고 통하는 원칙은 같은 거지요.
가지고 계신 녹즙기나 기타 안쓰는 제품들 중고장터에 내놓으시거나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시기 바랍니다.
새거 사기는 좀 거시기하거나 경제 형편이 안되거나 한번 써보고 싶은 분을 위해 내놓으시면 좋지요.
사실...
나만 당할 순 없다는 심보가 더 작용했다는^^
너도 설거지 한번 해봐바...
그래요.
저 나쁜 여잡니다.
펭귄 핑계대면서 남들 골탕먹이고 싶어하는 그런 여잡니다.ㅜㅜ;;
예전에 동성애 결혼에 대한 찬반 논쟁이 한참일 때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동성애자 그들에게 결혼을 허하라.
그들도 불행해질 권리가 있다“
바로 이 심정인 것이지요.
그분들에게 설거지의 고통과 질러놓고 쌓아놓는 고통을 허해야합니다.
사실 다시 쓸거 같아서라기보다는 아까워서, 산 가격이 생각나서
혹은 처분하는 것도 귀찮아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 아주 지긋지긋한 누군가와 헤어지는데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한 법인데
내가 돈주고 사들인 물건인데 왜 안그렇겠습니까..
이건 제가 집안을 정리하고 물건을 내다버렸던 과정에 대해서 쓸때 다시 쓰겠습니다.
오늘은 이만....^^;;